세계에서 가장 걷기 좋은 도시가 서울?!···보행자 친화 도시 순위 TOP 10

서울에서 지하철 역에 내려 목적지까지 그냥 걸어가는 게 일상입니다. 너무 흔해서 특별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을 겁니다. 그런데 세계 기준으로 보면 이 풍경은 드문 장면이었습니다.

2026년 발표된 ‘The World’s Most Walkable Cities’ 순위에서 서울이 세계 1위에 올랐습니다. 평가는 수천 명의 도시 거주자가 직접 매겼습니다. 기준은 지도상 거리가 아니라 매일 발끝에 닿는 보도와 골목이었습니다.

전체 순위는 아래 표와 같습니다. TOP 10 안에 유럽 도시가 7개 들어 있고, 아시아에서는 서울과 싱가포르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순위도시국가/지역
1서울대한민국
2에든버러스코틀랜드
3뉴욕미국
4코펜하겐덴마크
5오슬로노르웨이
6스톡홀름스웨덴
7파리프랑스
8싱가포르싱가포르
9헬싱키핀란드
10크라쿠프폴란드

출처는 Time Out과 Seasia Stats입니다. 각 도시 거주자가 자기 동네를 평가한 데이터로 산정됐습니다. 관광객 시선이 아니라 사는 사람의 체감이 점수에 들어갔다는 뜻입니다.

서울이 1위로 뛰어오른 이유

지하철에서 내려 목적지까지 가는 길에 동선이 끊기지 않고 흐름이 이어집니다. 환승, 지하상가, 횡단보도, 골목 진입이 한 동선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자가용 없이 도시 구석구석을 돌아도 불편이 적은 구조입니다.

서울 골목과 대로변에는 카페, 식당, 사무실, 주거지가 한 블록 안에 섞여 있습니다. 걸을 만합니다. 시선이 머무는 지점이 계속 바뀌고, 단조로움이 줄어듭니다. 도시계획에서 말하는 혼합 용도 개발의 전형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걷기 좋은 도시로 서울이 뽑혔다
세계에서 가장 걷기 좋은 도시로 서울이 뽑혔다

기존 도로를 사람 중심 공간으로 되돌린 사례도 평가에 작용했습니다. 서울로 7017은 고가도로를 보행로로 바꿨습니다. 광화문 광장은 차로를 줄여 보행 영역을 넓혔습니다. 청계천은 복개도로를 걷어내 하천을 다시 드러냈습니다. 미관만 손본 작업이 아닙니다. 도시 설계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한 결과입니다.

유럽이 명단의 절반 이상을 채워

TOP 10 안에 유럽 도시가 7개 들어 있습니다. 에든버러, 코펜하겐, 오슬로, 스톡홀름, 파리, 헬싱키, 크라쿠프까지. 우연이 아닙니다.

유럽 도시들은 도심 중심부에 자동차 진입을 일찍부터 막아 왔습니다. 보행로가 넓습니다. 차량 속도 제한도 촘촘하게 걸려 있습니다. 사고 위험을 행정이 의도적으로 낮춰 놓은 환경입니다.

파리는 ‘15분 도시‘를 밀어붙입니다. 차원이 다릅니다. 집에서 걷거나 자전거로 15분 안에 직장, 학교, 병원, 여가 시설에 닿게 만든다는 목표입니다. 도시를 작은 동심원의 집합으로 다시 그리는 작업입니다. 이 철학이 보행 친화성 점수에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기후와 거리를 설계로 풀어낸 도시들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8위에 올랐습니다. 한낮 기온 30도와 갑작스러운 스콜이 일상인 도시입니다. 보통이라면 걷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싱가포르의 답은 인프라입니다. 차양 보행로를 시스템처럼 깔아 햇빛과 비를 피하게 했습니다. MRT 역과 주변 건물은 공중 데크와 지하 통로로 묶여 있습니다. 비가 내려도 신발이 젖지 않은 채 목적지까지 가는 동선입니다.

진짜 의미는 따로 있습니다. 기후 자체를 바꾸려 들지 않은 점입니다. 기후가 만든 제약을 인프라로 우회한 셈입니다. 같은 위도의 다른 도시들이 참고할 만한 모델입니다.

뉴욕은 3위에 올랐습니다. 미국 안에서는 이례적인 사례입니다. 자동차 중심 문화가 강한 나라에서 격자형 도로망과 촘촘한 지하철, 타임스퀘어 보행자 전용 구역 확대 정책이 오래 누적된 결과입니다.

순위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보행 친화성은 단순히 걷기 좋다는 말이 아닙니다. 의미가 큽니다. 시민 건강 지표가 오르고 탄소 배출은 줄어듭니다. 사람이 많이 걷는 거리에 상권이 모이고, 지역 커뮤니티도 살아납니다. 도시 경제 가치와 직접 맞물린 변수입니다.

다만 1위 자리 자체가 목표가 되면 본질이 흐려집니다. 작은 단위가 답입니다. 매일 골목을 걷는 시민이 실제로 느끼는 편의, 보도블록의 평탄도, 가로등 간격, 횡단보도 신호 시간. 이런 곳에서 도시의 성격이 결정됩니다.

오늘 동네를 한번 걸어 보십시오. 길이 차를 위해 만들어졌는지,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는지 따져보면 도시의 성격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