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통조림 코너의 참치캔과 횟집 메뉴판의 참다랑어 사시미. 둘 다 참치라고 부르지만 가격은 열 배 넘게 벌어집니다. 신선도 차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격차입니다. 종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참치 종류 5가지 비교
우리가 흔히 만나는 참치는 다섯 종으로 정리됩니다. 가다랑어, 날개다랑어, 황다랑어, 눈다랑어, 참다랑어. 이름은 비슷하지만 크기와 살빛, 지방 함량이 모두 다릅니다. 어떤 종은 캔 공장으로, 어떤 종은 일본 어시장 경매장으로 향합니다.
종류에 따라 가격이 수십 배 벌어지는 이유
가장 큰 변수는 크기와 지방 함량입니다. 작은 종은 다 자라도 1m 안팎, 큰 종은 4m에 이릅니다. 무게도 30kg부터 600kg까지 벌어집니다. 큰 종일수록 한 마리에서 나오는 고급 부위가 많고, 양식이 어려우며 포획량이 엄격하게 제한됩니다.
지방 함량도 가격을 가릅니다. 살빛이 옅고 단백질 위주인 종은 통조림으로 가공됩니다. 마블링이 화려하고 기름진 종은 사시미와 초밥 위에 올라갑니다. 같은 무게라도 용도가 갈리면 단가가 한참 멀어집니다.
수요도 한몫합니다. 참다랑어는 일본 어시장에서 한 마리에 수억 원대로 낙찰되기도 합니다. 양식 기술이 일부 발달했지만 거대종은 산란부터 출하까지 통제하기가 여전히 까다롭습니다.
| 종류 | 최대 크기 | 살빛 | 주요 용도 |
|---|---|---|---|
| 가다랑어 | 30kg, 1m | 옅은 분홍 | 통조림, 가쓰오부시 |
| 날개다랑어 | 80kg, 1.2m | 흰색에 가까움 | 프리미엄 통조림, 샐러드, 구이 |
| 황다랑어 | 180kg, 2m | 분홍~진한 붉은색 | 회, 초밥, 구이 |
| 눈다랑어 | 200kg, 2.5m | 진한 붉은색 | 고급 회, 초밥 |
| 참다랑어 | 600kg, 4m | 진한 붉은색 (마블링) | 최상급 사시미, 초밥 |
통조림과 샐러드에 어울리는 참치
가다랑어(Skipjack Tuna)는 가장 작은 종입니다. 학명은 Katsuwonus pelamis. 최대 30kg, 약 1m까지 자랍니다. 살빛은 옅은 분홍색이고, 익히면 결이 잘 부서지는 편입니다. 살짝 비릿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납니다. 마트에서 흔히 만나는 참치캔의 주재료가 바로 이 종입니다. 일본 가쓰오부시도 가다랑어로 만듭니다.
날개다랑어(Albacore Tuna)는 한 단계 위에 있습니다. 최대 80kg, 1.2m. 학명은 Thunnus alalunga. 살이 거의 흰색에 가까워 서구권에서는 바다의 닭고기라고 부릅니다. 맛이 담백하고 질감이 부드럽습니다. 프리미엄 통조림, 신선한 샐러드 토핑, 가볍게 굽는 스테이크 요리에 잘 어울립니다.
같은 통조림 코너에 놓여도 가다랑어는 결이 잘 부서지는 라이트 미트, 날개다랑어는 덩어리가 살아 있는 화이트 미트로 갈립니다. 가격 차이도 두세 배에 이릅니다. 회로 먹는 경우는 드뭅니다.
회와 초밥에 올라가는 붉은 살 참치
황다랑어(Yellowfin Tuna)부터 살빛이 분홍에서 진한 붉은색으로 바뀝니다. 학명 Thunnus albacares. 최대 180kg, 2m까지 자라고 지느러미가 노랗습니다. 지방이 적어 살이 단단하고 고기 같은 식감을 냅니다. 맛이 깔끔합니다. 양념을 곁들인 요리에도 잘 받기 때문에 회, 초밥, 스테이크에 두루 쓰입니다.

눈다랑어(Bigeye Tuna)는 한 단계 위입니다. 최대 200kg, 2.5m. 학명 Thunnus obesus. 이름처럼 눈이 크고 깊은 바다에 삽니다. 황다랑어보다 지방이 많아 입안에서 더 부드럽게 풀립니다. 진한 붉은색 살에 풍부한 풍미가 도드라집니다. 일반 횟집과 초밥집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고급 횟감이 바로 이 종입니다.
참다랑어(Bluefin Tuna)는 정점에 있습니다. 학명 Thunnus thynnus. 최대 600kg, 4m까지 자라는 가장 큰 종입니다. 태평양과 대서양에 서식합니다. 살에 마블링이 화려하게 퍼져 있어 입안에서 녹습니다. 고소함과 버터 같은 풍미가 동시에 옵니다. 포획량이 적고 수요가 많은 탓에 시장 단가가 가장 비쌉니다. 한 마리에서도 오토로, 추토로, 아카미 부위에 따라 가격이 또 한 번 나뉩니다.
상황에 맞춰 고르는 작은 기준
샌드위치 속재료나 김밥용이라면 가다랑어 통조림이면 충분합니다. 가격을 굳이 올릴 이유가 없습니다.
샐러드에 신선한 단백질을 더하고 싶다면 날개다랑어 통조림이 한 단계 만족스럽습니다. 살이 잘 부서지지 않고 결이 살아 있습니다.
회나 초밥을 먹을 때는 두 갈래로 나뉩니다. 깔끔한 맛을 원하면 황다랑어, 기름진 풍미를 원하면 눈다랑어. 둘 사이를 오가며 취향을 좁혀가면 됩니다. 참다랑어는 특별한 자리에 한 번씩 시도해 볼 만한 카드입니다.
식당 메뉴판에 그냥 ‘참치’라고만 적혀 있을 때, 어떤 종을 쓰는지 한 번쯤 물어볼 만합니다. 가격대와 맛의 조합이 사뭇 달라집니다. 같은 이름 안에 다섯 갈래의 길이 갈려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