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차갑고 단 음식이지만 칼로 썰어 먹는 것도 있고, 입에 넣자마자 사라지는 것도 있습니다. 세계 20개국의 대표 아이스크림은 식감과 풍미가 서로 닮은 곳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어느 지역에서 무엇이 자라고 어떤 기후를 견뎌야 하는지가 한 컵 안에 그대로 담깁니다.
세계 20개국 대표 아이스크림 비교 가이드
식감이 갈리는 결정적 기준 두 가지
공기 함량과 부재료가 갈림길입니다. 이탈리아 젤라토(Gelato)는 유지방을 4~8% 수준으로 낮추고 공기를 적게 주입합니다. 밀도가 높아 한 스푼이 묵직한 편입니다. 인도 쿨피는 휘젓는 과정 자체를 생략합니다. 우유를 본래 부피의 절반 이하로 졸인 뒤 그대로 얼립니다. 공기층이 없으니 입안에서 천천히 녹는 셈입니다.

터키 돈두르마(Dondurma)는 한 단계 더 갑니다. 살렙이라는 야생 난초 뿌리 전분과 매스틱 수지가 단백질을 단단히 잡아둡니다. 칼로 썰어 접시에 올려도 모양이 무너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일본 모찌 아이스크림(Mochi Ice Cream)은 반대 방향을 택했습니다. 차갑게 얼려도 굳지 않는 특수 찹쌀떡 피로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을 감싸 두 식감을 한 번에 전달합니다.
차갑고 달다는 공통점만 빼면 만드는 사람의 의도가 전부 다릅니다. 빠르게 녹여 가볍게 먹일지, 한참 음미하게 할지가 첫 단계에서 결정됩니다.
20개국 대표 아이스크림 한눈 비교
대륙별로 가장 자주 먹는 한 가지를 모아 놓으면 식문화의 지도가 보입니다.
| 순위 | 국가 | 이름 | 특징 |
|---|---|---|---|
| 1 | 이탈리아 | 젤라토 | 부드럽고 진한 극상의 크리미함 |
| 2 | 터키 | 돈두르마 | 늘어나고 쫄깃한 식감 |
| 3 | 일본 | 모찌 아이스크림 | 부드러운 찹쌀떡으로 감싼 아이스크림 |
| 4 | 인도 | 쿨피 | 향신료와 견과류가 든 고밀도 디저트 |
| 5 | 미국 | 쿠키 앤 크림 | 쿠키 조각이 든 바닐라 아이스크림 |
| 6 | 멕시코 | 팔레타스 | 과일로 만든 수제 아이스바 |
| 7 | 대한민국 | 메로나 | 크리미한 멜론 맛 바 |
| 8 | 태국 | 롤 아이스크림 | 얇게 펴 돌돌 말아 올린 아이스크림 |
| 9 | 프랑스 | 마카롱 아이스크림 | 마카롱 사이에 끼운 아이스크림 |
| 10 | 아르헨티나 | 둘세 데 레체 | 달콤한 카라멜 우유 풍미 |
| 11 | 필리핀 | 우베 아이스크림 | 자색 마 풍미 |
| 12 | 싱가포르 | 아이스크림 빵 샌드위치 | 무지개 식빵 사이에 끼운 아이스크림 |
| 13 | 이란 | 바스타니 | 사프란과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 |
| 14 | 브라질 | 아사이 아이스크림 | 얼린 아사이베리 디저트 |
| 15 | 영국 | 소프트 서브 & 플레이크 | 초콜릿을 꽂은 바닐라 소프트 |
| 16 | 중국 | 흑임자 아이스크림 | 고소한 구운 깨 풍미 |
| 17 | 뉴질랜드 | 호키 포키 | 벌집당이 씹히는 바닐라 |
| 18 | 독일 | 슈파게티아이스 | 스파게티 모양 아이스크림 |
| 19 | 이집트 | 망고 아이스크림 | 선명하고 과즙 가득한 망고 맛 |
| 20 | 캐나다 | 메이플 월넛 | 호두가 씹히는 메이플 풍미 |
풍미를 한자리에 모아 놓으면 지역 농산물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망고 산지 이집트는 생망고를 통째로 갈아 넣고, 캐나다는 메이플 시럽으로 단맛을 만듭니다. 브라질은 아마존산 아사이베리를 얼리고, 이란은 자국에서 자라는 사프란과 피스타치오를 조합합니다. 자기 땅에서 가장 흔한 작물을 가장 차갑고 단 형태로 변형한 셈입니다.
한국에서 만나기 어려운 세 가지
20개 중 한국 도심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는 것은 절반 정도입니다. 젤라토, 모찌 아이스크림, 쿠키 앤 크림, 메로나, 롤 아이스크림은 흔한 편입니다. 반면 이란 바스타니(Bastani), 독일 슈파게티아이스(Spaghettieis), 필리핀 우베 아이스크림(Ube Ice Cream)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바스타니에는 사프란과 장미수가 들어갑니다. 한국 입맛에는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저트라기보다 향수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슈파게티아이스는 비주얼 자체가 콘셉트라 일반 카페에서 재현하기에는 손이 너무 많이 갑니다. 면처럼 뽑아내는 압출 기계가 따로 있어야 합니다. 우베는 자색 마 원료 자체를 구하기가 까다롭습니다. 보랏빛이 비슷한 타로와 자주 혼동되지만 맛이 같지 않습니다.
여행지에서 이 셋을 마주치면 일단 한 번은 시도해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한국에서 비슷한 경험을 만들기가 그만큼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여행지에서 아이스크림 고르는 두 가지 기준
낯선 도시에서 어느 가게에 들어갈지 망설여진다면 두 가지만 점검하면 충분합니다. 그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가, 그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이 들어가는가.
멕시코 팔레타스(Paletas)는 가게 안에서 그날 아침에 간 과일이 그대로 씹힙니다. 공장에서는 만들 수 없는 식감인 셈입니다. 뉴질랜드 호키 포키(Hokey Pokey)는 자국 낙농업이 떠받치는 우유 베이스가 정체성입니다. 수입 우유로는 같은 풍미가 나오지 않습니다. 아르헨티나 둘세 데 레체(Dulce de Leche)는 우유를 장시간 졸여 만든 카라멜이 출발점입니다. 시간 자체가 재료인 셈입니다.
여행에서 사 먹은 한 컵이 그 도시의 기후와 농지, 그곳 사람들의 입맛까지 함께 기억에 남깁니다. 다음에 떠날 도시에서는 어떤 한 가지를 가장 먼저 시도해보고 싶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