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이 2026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예약된 도시 1위에 올랐습니다. 파리와 로마 같은 유럽 대도시를 모두 제쳤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이 순위가 “가고 싶은 곳”을 물은 설문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여행자가 항공권을 끊고 날짜까지 확정한 실제 예약 기록을 집계한 결과입니다. 위시리스트에는 누구나 파리를 적지만, 돈과 휴가를 실제로 쓴 행선지는 조금 다른 그림을 그립니다.
가장 많이 예약된 여행지 TOP 10
예약 지표가 방문자 수와 다른 점
여행 기사에서 흔히 쓰는 “인기 여행지”라는 말은 기준이 모호합니다. 검색량이나 “가보고 싶은 곳” 설문은 돈이 들지 않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답할 수 있습니다. 예약은 다릅니다. 항공권 값과 휴가 일정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실제로 내놓아야 기록에 남습니다. 그래서 예약 데이터에는 허수가 적은 편입니다.
| 순위 | 도시 | 국가 | 대륙 |
|---|---|---|---|
| 1 | 방콕 (Bangkok) | 태국 | 아시아 |
| 2 | 파리 (Paris) | 프랑스 | 유럽 |
| 3 | 리우데자네이루 (Rio de Janeiro) | 브라질 | 남미 |
| 4 | 바르셀로나 (Barcelona) | 스페인 | 유럽 |
| 5 | 로마 (Rome) | 이탈리아 | 유럽 |
| 6 | 런던 (London) | 영국 | 유럽 |
| 7 | 마드리드 (Madrid) | 스페인 | 유럽 |
| 8 | 플로리아노폴리스 (Florianópolis) | 브라질 | 남미 |
| 9 | 암스테르담 (Amsterdam) | 네덜란드 | 유럽 |
| 10 | 마라케시 (Marrakech) | 모로코 | 북아프리카 |
| 자료: eDreams ODIGEO 예약 데이터 | |||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예약은 여행 몇 달 전부터 쌓입니다. 이미 공항에 도착한 사람을 세는 사후 통계와 달리, 올 한 해 관광 수요가 어디로 흐를지를 미리 보여주는 선행 지표에 가깝습니다. 누적 입국자 수로 줄을 세우는 “가장 많이 방문한 곳” 순위가 국경을 맞댄 유럽 국가나 저가 항공 노선이 촘촘한 곳에 유리한 것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유럽이 절반을 넘긴 배경
TOP 10 중 여섯 곳이 유럽입니다. 파리, 바르셀로나, 로마, 런던, 마드리드, 암스테르담. 역사 유산과 안정된 관광 인프라를 갖춘 도시라는 해석이 먼저 나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한 가지 맥락을 빼면 그림이 절반만 보입니다.
이 데이터의 원천인 eDreams ODIGEO는 바르셀로나에 본사를 둔 유럽계 온라인 여행사입니다. 이용자 상당수가 유럽, 그중에서도 남유럽 여행자입니다. 스페인 도시가 둘(바르셀로나 4위, 마드리드 7위)이나 오른 것도 이 점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같은 예약 데이터라도 어느 회사 고객을 집계했느냐에 따라 지도는 달라집니다. 이 순위를 “세계 전체의 취향”으로 읽기보다 “유럽 예약자가 많이 고른 곳”으로 읽으면 오히려 정확합니다.

방콕 1위와 숨은 휴양지의 등장
방콕의 1위는 우연이 아닙니다. 길거리 음식부터 5성급 루프탑 바까지 예산의 폭이 넓습니다. 왓 아룬 같은 사원과 현대적 쇼핑몰이 한 도시 안에 섞여 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와 휴양객이 같은 도시를 서로 다른 이유로 예약합니다.
더 흥미로운 이름은 8위 플로리아노폴리스입니다. 브라질 남부의 섬 도시로, 자국 안에서도 치안과 생활 수준이 높기로 알려졌습니다. 해변이 40곳 넘게 펼쳐져 있고, 최근 IT 산업이 빠르게 들어서며 원격 근무자의 예약이 늘었습니다. 10위 마라케시는 붉은 흙으로 지은 메디나와 향신료 가득한 수크로, 유럽과 가까우면서도 전혀 다른 문화를 보여줍니다. 이름값으로만 줄을 세운 순위였다면 이 두 도시는 자리를 얻기 어려웠을 겁니다.
두 번째 도시로 시선을 옮기는 여행자
마드리드(7위)와 플로리아노폴리스(8위)의 동반 진입은 작은 신호가 아닙니다. 둘 다 자기 나라의 첫 번째 관문 도시가 아닙니다. 스페인 하면 바르셀로나, 브라질 하면 리우를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예약자들은 그다음 도시까지 손을 뻗었습니다.
붐비는 첫 도시에 지친 여행자가 늘어난 결과로 보입니다. 덜 알려졌지만 매력은 충분한 대안을 찾는 흐름입니다. 한 나라에서 성격이 다른 두 도시를 함께 예약하는 패턴도 같은 맥락에서 읽힙니다. 역사와 예술의 대도시, 그리고 해변과 자연의 휴양지를 한 여정에 담는 식입니다.
다가오는 휴가 남들이 많이 가는 곳을 따라갈지, 이 순위에서 처음 들어본 이름 하나를 골라 직접 확인해 볼지. 예약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이 모여 결국 트렌드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