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는 국가들···인구 감소 국가 순위

불가리아가 2050년까지 인구의 22.5%를 잃습니다. 미국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 매체 CEOWORLD Magazine이 정리한 2020~2050년 감소율 순위에서 1위로 꼽힌 수치입니다. 25년 안에 네 명 중 한 명이 사라지는 셈입니다.

진짜 놀라운 점은 따로 있습니다. 상위 24개국 가운데 22개국이 유럽, 비유럽 국가는 일본과 한국뿐입니다. 인구 감소는 더 이상 “선진국 문제”가 아니라 특정 지역에 몰린 현상이 됐습니다.

한국과 일본도 같은 명단에 올라 있습니다. 비유럽 권역에서 인구가 빠르게 줄어드는 거의 유일한 두 나라입니다. 같은 감소율 안에도 다른 원인이 숨어 있고, 같은 수치라도 사회에 미치는 충격은 전혀 다릅니다.

순위국가감소율순위국가감소율
1불가리아22.5%13벨라루스15.33%
2리투아니아22.1%14그리스13.4%
3라트비아21.6%15에스토니아12.7%
4우크라이나19.5%16헝가리12.3%
5세르비아18.9%17아르메니아12.25%
6보스니아18.2%18폴란드12%
7크로아티아18%19조지아11.8%
8몰도바16.7%20북마케도니아10.9%
9일본16.3%21포르투갈10.9%
10한국16.13%22쿠바10.3%
11알바니아15.8%23이탈리아10.1%
12루마니아15.5%24슬로바키아8.37%

동유럽이 상위권을 휩쓴 까닭

불가리아부터 크로아티아까지 1위에서 7위가 모두 동유럽입니다. 우크라이나, 세르비아, 보스니아처럼 90년대 이후 정치적 격변을 겪은 나라도 같은 그룹에 묶여 있습니다.

원인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EU 가입 이후 시작된 청년층의 서유럽 이주입니다. 독일이나 프랑스 임금이 두세 배 차이라면 떠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입니다. 다른 하나는 출산율 급락입니다. 사회가 흔들릴 때 출산을 미루는 건 어느 사회에나 공통된 반응이지만, 동유럽은 그 흔들림이 30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는 국가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는 국가들

리투아니아는 EU 가입 직후인 2004~2010년 사이에 인구의 약 12%를 잃었습니다. 단순 출산율 문제가 아니라 청년이 사라지는 사건이었습니다. 한 세대가 통째로 빠지면 다음 세대 출산율이 낮을수록 분모가 작아져 회복이 더 어려워집니다. 불가리아의 22.5%는 이 악순환의 결과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감소는 성격이 다릅니다

9위 일본 16.3%, 10위 한국 16.13%. 동유럽과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자리입니다.

일본은 이주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16.3%가 줄어듭니다. 순수하게 저출산과 고령자 사망이 만든 결과입니다. 베이비붐 세대 사망이 본격화되는 시점이 2030년 전후로 예측됩니다. 이 수치도 상황에 따라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은 다른 의미에서 위험합니다. 16.13%는 합계출산율 1.0명대를 가정한 예측치인데, 2024년 한국 합계출산율은 0.72명입니다. 예상보다 실제 감소율이 더 가파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0.72라는 숫자는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가는 동안 인구가 약 35%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두 세대만 거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집니다. 16.13%는 출발점일 뿐 종착점이 아닌 셈입니다.

수도권 집중, 주거비, 사교육비. 다른 OECD 국가에 없는 한국 특유의 가속 요인입니다. 동유럽이 청년이 떠나는 곳이라면, 한국은 청년이 머물러도 결혼·출산을 포기하는 곳입니다. 정책이 들어가야 하는 자리도, 작동하는 방식도 전혀 다릅니다.

숫자 뒤에 따라오는 변화

22.5%, 16.13% 같은 수치는 와닿지 않습니다. 실제 변화가 시작되는 곳은 따로 있습니다.

먼저 노동시장이 흔들립니다. 생산가능인구가 줄면 임금이 오르고 자동화 투자가 빨라집니다. 일본은 이미 음식점 주문, 호텔 체크인, 공장 조립 라인까지 사람을 줄이는 방향으로 갔습니다. 동유럽은 자동화 비용을 감당할 자본이 부족해 같은 길을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지방 소멸도 같이 옵니다. 인구가 20% 줄어든다는 건 평균이 그렇다는 의미입니다. 수도권은 덜 줄고 지방 중소도시는 절반 가까이 빠집니다. 학교, 병원, 대중교통이 차례로 빠져나가면 남은 주민의 일상도 바뀝니다.

연금과 건강보험은 더 직접적입니다. 부양받을 노인이 늘고 부양할 청년이 줄면 제도 자체를 다시 짜야 합니다. 보험료 인상, 수급 연령 상향, 지급액 조정 가운데 어느 쪽이든 기존 세대와 신규 세대 사이에 갈등이 따라옵니다.

통계보다 먼저 보이는 신호

2050년이라는 시점은 멀어 보입니다. 그러나 인구 구조가 바뀌는 신호는 훨씬 일찍 나타납니다.

폐교되는 초등학교 숫자, 빈집 비율, 지방대 정원 미달, 외국인 노동자 비중. 한국은 이미 네 가지 모두에서 변화가 시작됐고, 일본은 30년 전부터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수치만 보면 2050년은 멀어 보이지만, 그 변화의 첫 페이지는 이미 일상에 도착해 있습니다. 동네 초등학교가 통폐합되고, 시골 종합병원 응급실 야간 진료가 끊기는 풍경이 그 첫 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