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가장 많이 빠져나간 나라?···국가별 이민자 순유출 순위

한 해 동안 어느 나라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빠져나갔을까요. 2024년의 답은 파키스탄과 수단입니다. UN 세계 인구 자료에 따르면 두 나라에서만 297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국경 밖으로 나갔습니다. 중소 도시 한 곳이 통째로 사라진 규모입니다. 누군가는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또 누군가는 폭격을 피해 가방을 쌌습니다.

162만이 만들어진 자리, 파키스탄

파키스탄은 162만 명 순유출로 세계 1위에 올랐습니다. 한 해 만에 단일 국가에서 이만한 규모가 빠져나간 사례는 흔치 않습니다. 배경은 비교적 또렷한 편입니다. 루피화 가치 하락,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 25%를 넘나드는 청년 실업률이 한꺼번에 들이쳤습니다.

목적지는 크게 둘로 갈립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같은 걸프 지역으로 향하는 건설·서비스직 노동자, 그리고 영국·독일로 가는 IT 전문가와 의료 인력입니다. 해외 송금이 GDP의 8%를 넘는 구조에서는 정부가 출국을 막을 동기도 약합니다. 떠나는 사람과 보내는 사회가 같은 결로 움직이는 셈입니다.

국가2024년 순유출 인구
파키스탄-162만 명
수단-135만 명
인도-97만 9천 명
중국-56만 8천 명
방글라데시-55만 명
네팔-41만 명
우크라이나-30만 명
브라질-24만 명
필리핀-16만 4천 명
그리스-15만 9천 명
우간다-12만 6천 명
베네수엘라-11만 3천 명
멕시코-10만 1천 명

가방을 싼 게 아니라 등 떠밀린 사람들

수단의 135만 명은 성격이 전혀 다릅니다. 2023년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의 무력 충돌이 본격화된 뒤, 차드 동부와 이집트 남부, 남수단으로 매일 수천 명이 국경을 넘었습니다. 임시 천막에서 다음 끼니를 걱정하는 가족이 통계의 한 줄을 만듭니다.

우크라이나의 30만 명도 같은 범주에 들어갑니다. 2022년 초의 대규모 피란 행렬에 비하면 흐름이 잦아들었지만, 동부 전선이 여전히 움직이는 한 출국 압력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베네수엘라의 11만 3천 명 또한 정치·경제 복합 위기의 연장선입니다. 세 나라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머무는 쪽이 떠나는 쪽보다 위험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는 국가들
인구가 가장 많이 빠져나간 나라?

인도와 아시아, 두 갈래로 흐르는 노동

인도는 97만 9천 명이 빠져나갔습니다. 절대 수치로는 세 번째지만 결은 좀 다른 편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로 향하는 엔지니어와 의사가 한 축, 두바이 공사장과 도하 호텔로 향하는 저숙련 노동자가 다른 축입니다. 한 나라 안에서 정반대 성격의 이주가 동시에 일어나는 셈입니다.

방글라데시 55만 명, 네팔 41만 명도 비슷한 그림입니다. 다만 이쪽은 송금 의존도가 훨씬 큽니다. 네팔에서 해외로 나간 노동자들이 보내는 외화는 GDP의 약 4분의 1 수준입니다. 청년이 본국에 남지 않는 구조가 경제 모델 자체에 박혀 있습니다.

필리핀의 16만 4천 명은 사정이 또 다릅니다. 간호사와 가사 노동자를 세계 곳곳으로 내보내는 흐름이 정부 정책과 맞물려 수십 년째 이어지는 중입니다. 그리스 15만 9천 명은 유럽 안에서 드문 사례에 속합니다. 부채 위기 이후 회복이 더딘 사이, 고숙련 인력이 독일과 프랑스로 옮겨갔습니다.

한국이 마주한 거울

이 통계는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합계출산율이 0.7명대인 한국은 앞으로 노동력을 어디서 채울지 결정해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습니다. 파키스탄, 인도, 필리핀에서 빠져나가는 인력 중 일부는 이미 한국으로도 들어옵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260만 명을 넘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일본은 특정 기능 비자를 확대했고, 독일은 IT·간호 인력에 대한 영주권 문턱을 낮췄습니다. 같은 인력 풀을 두고 경쟁이 시작된 지 한참입니다. 한국이 어떤 조건을 제시할 것인지, 들어온 사람들이 어떤 자리에서 살아가게 할 것인지, 다음 5년의 답이 천천히 쌓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