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후기는 묘하게 갈립니다. 같은 도시를 다녀와도 누군가는 인생 여행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다신 안 간다고 합니다. 가만히 보면 갈림길은 ‘어디’가 아니라 ‘언제’에 있습니다.
일본 여행 지역별·계절별 기온
일본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나라입니다. 같은 3월이라도 도쿄에서는 벚꽃이 피고, 홋카이도는 여전히 눈 속입니다. 7월의 오사카가 34도를 넘는 사이, 같은 시각 삿포로는 26도에서 멈춥니다. 한 나라 안에 두 개의 계절이 같이 있는 모양새입니다.
실제 월별 기온을 비교하면 일본 여행의 절반이 시기 선택이라는 말이 실감 납니다.
도쿄·간사이와 홋카이도는 다른 시간표
| 월 | 도쿄 | 간사이 | 홋카이도 |
|---|---|---|---|
| 1월 | 2°C ~ 10°C ❄️ | 3°C ~ 10°C ❄️ | -8°C ~ -1°C ❄️ |
| 2월 | 2°C ~ 10°C ❄️ | 3°C ~ 10°C ❄️ | -8°C ~ -1°C ❄️ |
| 3월 | 10°C ~ 19°C 🌸 | 9°C ~ 19°C 🌸 | -1°C ~ 10°C ❄️ |
| 4월 | 10°C ~ 19°C 🌸 | 9°C ~ 19°C 🌸 | -1°C ~ 10°C 🌸 |
| 5월 | 15°C ~ 23°C | 15°C ~ 25°C | 8°C ~ 17°C 🌸 |
| 6월 | 19°C ~ 26°C | 20°C ~ 28°C | 12°C ~ 21°C |
| 7월 | 24°C ~ 31°C 🔥 | 25°C ~ 34°C 🔥 | 17°C ~ 26°C |
| 8월 | 24°C ~ 31°C 🔥 | 25°C ~ 34°C 🔥 | 17°C ~ 26°C |
| 9월 | 21°C ~ 28°C | 22°C ~ 30°C | 14°C ~ 22°C |
| 10월 | 10°C ~ 20°C 🍁 | 10°C ~ 22°C 🍁 | 2°C ~ 14°C 🍁 |
| 11월 | 10°C ~ 20°C 🍁 | 10°C ~ 22°C 🍁 | 2°C ~ 14°C 🍁 |
| 12월 | 5°C ~ 12°C ❄️ | 5°C ~ 13°C ❄️ | -4°C ~ 2°C ❄️ |
도쿄와 간사이의 흐름은 거의 겹칩니다. 봄(3~5월)과 가을(10~11월)은 쾌적하고, 7~8월은 30도를 훌쩍 넘는 고온다습 구간입니다. 6월에는 장마가 시작되고 9월까지 비가 잦은 편입니다. 겨울은 차갑지만 영하로 잘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홋카이도는 거의 다른 나라처럼 움직입니다. 3월에도 최고기온이 10도 언저리에 머물고, 1~2월에는 영하 8도까지 떨어집니다. 반대로 여름은 17~26도 수준으로 시원합니다. 도쿄가 31도일 때 삿포로는 반팔 위에 가디건을 걸치는 날씨인 셈입니다.
바꿔 말하면, 같은 비행기 값을 내고도 어느 도시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여행의 옷차림과 동선이 통째로 바뀝니다. 일본 한 나라 안에서 한국과 동남아의 기후가 동시에 흐르는 구조입니다.
일본의 시즌은 네 갈래로
벚꽃, 여름 축제, 단풍, 설국. 보고 싶은 색이 정해지면 일정의 절반은 자동으로 짜입니다.
벚꽃 시즌(3~4월)은 도쿄와 간사이의 시간입니다. 분홍빛으로 물든 오사카성이나 교토의 골목길은 사진보다 실제가 더 강렬한 편입니다. 로맨틱한 여행이나 부모님과의 효도 여행에 잘 맞는 시기입니다. 다만 만개 시점은 매년 1~2주씩 어긋나므로, 출발 전 개화 예보를 한 번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여름 축제(6~8월)는 전국 단위입니다. 덥고 습한 만큼 마츠리와 하나비(불꽃놀이)가 도시마다 열립니다. 유카타 입고 밤거리를 걷는 경험을 원한다면 이 시기가 정답입니다. 한낮 외출은 각오해야 할 더위라는 점은 미리 알고 가는 편이 낫습니다.
단풍 시즌(11월)의 주인공은 교토입니다. 붉고 노란 잎이 사찰 지붕과 어우러질 때, 흔히 말하는 ‘인생 사진’이 나옵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라 걷는 일정에 부담이 적습니다. 다만 인기 사찰은 인파가 몰리므로, 오전 일찍 움직이는 동선이 유리합니다.
설국 시즌(1~2월)은 홋카이도의 시간입니다. 스키와 스노보드, 끝없이 펼쳐진 설원, 영하 공기 속에서 몸을 담그는 노천 온천. 겨울 일본 여행의 깊은 맛은 거의 여기서 나옵니다. 1월 중순부터 2월 초가 적설량의 정점입니다.
여행 스타일이 정해지면 시기는 따라와
가장 좋은 시기는 없습니다. 본인에게 맞는 시기만 있습니다.
관광지를 효율적으로 도는 데 무게를 두는 여행자라면 4~5월이나 10~11월이 정답입니다. 기온이 안정적이고 비가 적어, 걷기 좋은 날씨에 동선까지 짧아집니다. 단, 황금연휴(골든위크)와 단풍 절정기에는 항공권과 숙소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므로 예약은 두세 달 전이 안전합니다.
분위기와 축제를 우선하는 열정파라면 7~8월의 도시 여행을 선택해야 합니다. 덥습니다. 그래도 일본의 여름밤 에너지는 그 시기에만 잡힙니다. 낮에는 실내 박물관과 카페로, 밤에는 마츠리와 하나비로 일정을 나누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조용한 힐링이 목적이라면 1~2월 홋카이도가 가장 잘 어울립니다. 설원과 온천, 사람이 적은 풍경. 일상의 속도를 늦추는 여행으로는 이만한 조합이 드뭅니다.
여름 휴가 때 더위만 피하고 싶다면 같은 7~8월이라도 홋카이도로 방향을 틀어야 합니다. 라벤더밭이 보라색으로 펼쳐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보고 싶은 색부터 정해야
벚꽃의 분홍, 여름 축제의 황금, 단풍의 진홍, 설원의 순백. 같은 일본도 어느 색을 데려올지에 따라 전혀 다른 나라가 됩니다.
같은 도쿄여도 3월에 가면 벚꽃 도시가 되고, 11월에 가면 은행나무 도시가 됩니다. 같은 7월의 일본이라도 오사카에서는 땀을 흘리며 다코야키를 먹고, 삿포로에서는 라벤더밭을 걷는 일정이 만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