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한 곳에 150미터를 넘는 빌딩만 657개입니다. 2위 선전(513개)과의 격차는 144개. 도시마다 빌딩이 올라간 이유가 다르고, 그 이유가 곧 그 도시의 성격을 만듭니다.
세계 마천루 도시 TOP 15
산과 바다가 만든 홍콩의 657개
홍콩의 마천루는 두바이의 마천루와 성격이 다릅니다. 두바이가 사막 한가운데서 부를 과시하려 빌딩을 세웠다면, 홍콩은 산과 바다 사이에 끼어 어쩔 수 없이 위로 올라갔습니다. 도시 면적의 70% 가까이가 산지입니다. 평지가 부족합니다. 주거용 아파트조차 150미터를 넘기 시작했습니다.
| 순위 | 도시 | 국가 | 마천루 수 |
|---|---|---|---|
| 1 | 홍콩 | 중국 | 657 |
| 2 | 선전 | 중국 | 513 |
| 3 | 뉴욕 | 미국 | 421 |
| 4 | 두바이 | UAE | 395 |
| 5 | 광저우 | 중국 | 254 |
| 6 | 상하이 | 중국 | 250 |
| 7 | 쿠알라룸푸르 | 말레이시아 | 211 |
| 8 | 충칭 | 중국 | 205 |
| 9 | 도쿄 | 일본 | 200 |
| 10 | 우한 | 중국 | 183 |
| 11 | 시카고 | 미국 | 178 |
| 12 | 자카르타 | 인도네시아 | 160 |
| 13 | 청두 | 중국 | 150 |
| 14 | 방콕 | 태국 | 133 |
| 15 | 선양 | 중국 | 129 |
| 자료: Seasia Stats / 150미터 이상 빌딩 기준 | |||
홍콩이 ‘수직 도시’로 불리는 까닭도 여기 있습니다. 두바이 395개, 뉴욕 421개와 비교해도 격차가 큽니다. 뉴욕은 마천루를 처음 만든 도시인데 지금은 3위로 밀렸습니다. 보존 중심 건축 규제와 성숙한 도시 구조가 신축 속도를 늦췄습니다.
홍콩의 마천루 상당수는 주거용 아파트입니다. 사람들이 그 안에서 자고 먹고 출퇴근합니다. 일상 공간이 곧 마천루입니다. 다른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입니다.

중국 8개 도시가 명단의 절반을 차지한 배경
15개 도시 중 홍콩을 포함한 중국 도시가 8곳입니다. 절반을 넘습니다. 연안에는 홍콩·선전·광저우·상하이가, 내륙에는 충칭·우한·청두가, 동북에는 선양이 자리합니다. 한 나라가 이 정도 비중을 차지한 데는 분명한 배경이 있습니다.
선전이 특히 상징적입니다. 1970년대까지 작은 어촌이었던 도시가 지금은 513개의 마천루로 세계 2위입니다. 핑안국제금융센터(599미터)를 비롯한 초고층 건물이 빠르게 들어선 배경에는 중국 기술 산업의 폭발적 확장이 있습니다. 어촌이 50년 만에 마천루 도시가 된 셈입니다.
내륙 도시들의 등장은 또 다른 맥락입니다. 충칭 205개, 우한 183개, 청두 150개. 이 숫자는 ‘서부대개발’ 정책의 결과물입니다. 수천만 명 단위 인구를 평면으로 펼치기 어려우니 위로 쌓아 올린 셈입니다.
동남아 3개 도시가 함께 올라온 의미
동남아 3개 도시가 명단에 함께 올랐습니다. 쿠알라룸푸르 211개, 자카르타 160개, 방콕 133개. 성장 속도가 빠릅니다. Seasia Stats가 동남아 통계 전문 매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세 도시가 충칭(205개)이나 도쿄(200개)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사실은 인상적입니다.
쿠알라룸푸르 211개는 동남아 중에서도 두드러집니다. 동남아 1위입니다. 메르데카 118(678.9미터)이라는 세계 2위 높이 빌딩과 전통의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가 도시의 양극을 잡고 있습니다. 자카르타 160개와 방콕 133개는 동남아 중산층 확대와 다국적 기업 오피스 수요가 만든 결과입니다.
마천루 경쟁이 양에서 질로 바뀌는 지점
마천루 순위는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요. 중국 정부는 최근 500미터 이상 초고층 빌딩의 신축을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이유는 셋입니다. 부동산 과열 억제, 보안, 도시 미관. 무한정 올라가던 레이스에 처음으로 제동이 걸린 셈입니다.
새로 짓는 마천루는 다른 방향을 봅니다. 탄소 배출 저감, 자체 태양광 발전, 빗물 재활용 같은 친환경 시스템을 갖춘 ‘그린 스카이스크래퍼’가 다음 기준입니다. 기준이 달라집니다. 높이보다 운영 방식이 평가받는 시대로 넘어갑니다.
657, 513, 421, 395. 이 숫자들이 5년 뒤에도 같은 순위를 유지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빌딩이 더 늘어나는 도시와 멈춰 선 도시가 갈라지는 그 지점에서 다음 10년의 도시 경쟁력이 결정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