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는 어디일까요. 이 질문에 자료마다 답이 다릅니다. 어떤 곳은 상하이, 다른 곳은 충칭, 또 다른 곳은 도쿄를 1위로 꼽습니다. 셋 다 틀린 답은 아닙니다. 도시 인구를 무엇으로 세느냐에 따라 순위가 통째로 바뀔 뿐입니다.
아시아 도시 인구 순위
‘시역 인구’라는 잣대가 흔들리는 이유
도시 인구를 세는 방법은 보통 세 가지입니다. 시역, 도시권, 광역권. 시역 인구는 행정 경계 안에 사는 사람을 세고, 도시권 인구는 행정과 상관없이 시가지가 연달아 이어진 범위를 봅니다. 광역권 인구는 통근·경제권을 함께 묶습니다. 보통 시역 < 도시권 < 광역권 순으로 숫자가 커집니다.
문제는 시역 인구라는 같은 기준 안에서도 나라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중국 직할시는 ‘시’라는 이름과 달리 사실상 하나의 성(省)에 가까운 편입니다. 특히 충칭이 그렇습니다. 충칭 직할시 면적은 약 8만 2,000km²로 대한민국의 80%를 넘습니다. 그 안에 광대한 농촌과 산간 지역이 포함됩니다. 반면 인도의 도시는 훨씬 좁은 시 자치단체 경계로 집계되고, 카라치는 7개 구를 묶은 단위로 잡힙니다.
그래서 ‘아시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를 묻기 전에, 다른 질문이 먼저 와야 합니다. 어디까지가 도시인가.
행정구역으로 줄을 세우면 1위는 충칭
| 도시 | 국가 | 행정구역 인구 | 기준 |
|---|---|---|---|
| 충칭 | 중국 | 약 3,205만 | 2020 센서스 |
| 상하이 | 중국 | 약 2,487만 | 2020 센서스 |
| 베이징 | 중국 | 약 2,183만 | 2024년 말 |
| 카라치 | 파키스탄 | 약 2,036만 | 2023 센서스 |
| 광저우 | 중국 | 약 1,868만 | 2020 센서스 |
| 선전 | 중국 | 약 1,749만 | 2020 센서스 |
| 델리 | 인도 | 약 1,679만 | 2011 센서스 ⚠ |
| 이스탄불 | 튀르키예 | 약 1,570만 | 2024년 |
| 도쿄도 | 일본 | 약 1,400만 | 2024년 추계 |
| 뭄바이 | 인도 | 약 1,244만 | 2011 센서스 ⚠ |
| 서울 | 대한민국 | 약 939만 | 2024년 |
인도 도시 옆 ⚠ 표시는 자료가 2011년 센서스에서 멈춰 있다는 뜻입니다. 코로나19 등으로 다음 전국 센서스가 계속 미뤄진 탓에, 델리와 뭄바이의 현재 시역 인구는 표기된 숫자보다 상당히 많을 가능성이 큽니다.
흥미로운 대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인터넷에 흔히 도는 자료에는 충칭은 20위(약 819만 명)로 나옵니다. 같은 도시가 1위도 되고 20위도 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 표가 충칭에만 다른 잣대를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상하이와 베이징에는 직할시 전체 인구를 쓰면서, 충칭에는 농촌을 뺀 옛 도시 핵심구 추계치(약 819만)를 끌어다 놓은 셈입니다.
여기서 흔한 오해도 짚을 필요가 있습니다. “충칭의 3,200만은 농촌까지 섞은 부풀린 숫자고, 상하이가 진짜 1위”라는 설명은 절반만 맞습니다. 상하이의 2,487만 역시 교외와 농촌을 포함한 행정구역 전체 값입니다. 차이는 도시화 비율입니다. 상하이는 약 90%가 도시 지역에 살지만, 충칭은 농촌 비중이 훨씬 큽니다.

상하이와 도쿄가 틀리지 않은 이유
농촌을 빼고 실제 시가지만 보면 풍경이 달라집니다. 충칭은 행정구역으로 3,200만이지만, 건물이 빽빽하게 이어진 도시권 인구는 추정 방식에 따라 800만~1,800만대로 크게 줄어듭니다. 상하이는 다릅니다. 도시권만 따져도 2,200만~2,900만대로 아시아 최상위권을 유지합니다. 도시권 기준 1위로 상하이가 자주 꼽히는 까닭입니다.
도쿄는 또 다릅니다. 23개 특별구만 보면 약 970만, 도쿄도(東京都) 전체로 약 1,400만 명입니다. 도쿄와 끊김 없이 이어진 수도권 시가지(가나가와·사이타마·지바 포함)까지 묶으면 인구는 약 3,700만에 이릅니다. 광역권 기준으로는 도쿄가 아시아도, 세계도 1위입니다.
행정구역 기준 1위는 충칭, 도시권 기준 최상위는 상하이, 광역권 기준 1위는 도쿄. 셋 다 동시에 사실입니다.
동아시아는 줄고, 남아시아는 늘어
기준이 무엇이든, 아시아에 인구 1,000만 이상의 거대 도시가 빠르게 늘어 왔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다만 상황은 지역마다 다릅니다.
상하이·베이징·서울·도쿄 같은 동아시아 메가시티는 저출생과 고령화의 영향을 정면으로 받고 있습니다. 서울은 2009년 정점 이후 인구가 계속 줄어 2024년 약 939만 명까지 내려왔습니다. 베이징도 비슷합니다. 2017년 무렵부터 사실상 정체·감소세입니다.
반대로 남아시아의 카라치는 2017년 약 1,602만에서 2023년 약 2,036만으로, 6년 만에 약 430만 명이 늘었습니다. 같은 메가시티라도 한쪽은 축소를, 다른 쪽은 폭발적 팽창과 일자리 압박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주거비 부담과 교통 혼잡, 대기오염은 어느 쪽에든 공통 과제입니다. 다만 고민의 방향이 갈립니다. 한쪽은 줄어드는 인구를 어떻게 안정시킬지를, 다른 쪽은 폭증하는 인구에 인프라를 어떻게 맞출지를 고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