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요리는 파라과이 수프?!···세계 최고의 요리 TOP 10

세계적인 미식 가이드 플랫폼 테이스트아틀라스(TasteAtlas)가 2026년 세계 최고의 요리 Top 10을 발표했습니다. 1위는 미슐랭급 파인다이닝이 아니었습니다. 파라과이의 가정식 닭고기 수프 보리보리(Vori-Vori)가 4.64점으로 정상에 올랐고, 이탈리아 피자 나폴레타나가 4.58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1위부터 10위까지 평점은 4.64에서 4.47 사이에 모여 있습니다. 소수점 둘째 자리 차이로 순위가 갈리는 셈입니다. 어느 한 요리가 압도적이지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파라과이 수프가 정상에 오른 맥락

파라과이가 1위라는 결과는 적잖이 의외입니다. 보리보리는 노란 옥수수 가루와 파라과이 정통 치즈를 빚어 만든 동그란 경단을, 닭과 양파, 마늘, 셀러리를 우려낸 진한 육수에 끓여 내는 수프입니다. 과라니(Guaraní) 원주민 식문화와 스페인 식민기 식재료가 한 그릇 안에서 만난 음식이라고 보면 됩니다.

특별한 기교는 없습니다. 추운 날 감기를 막으려고 끓이거나, 가족이 둘러앉아 한 그릇씩 떠먹는 그런 요리입니다. 그런데 그 평범함이 4.64점을 만들었습니다. 화이트 트러플 파스타와 화덕 피자, 그러니까 미식 평론에서 단골로 호명되는 요리들을 모두 점수로 눌렀습니다.

순위국가요리명평점
1파라과이보리보리 (Vori-Vori)4.64
2이탈리아피자 나폴레타나4.58
3이탈리아타야린 알 타르투포 비안코 달바4.52
4인도네시아사테 캄빙4.52
5터키올투 자 케밥 (Oltu cağ kebabı)4.51
6그리스콘토수블리4.51
7페루아로즈 타파도4.50
8세르비아콤플레트 레핀야4.50
9멕시코비리아 타코4.49
10이탈리아파파르델레 알 친기알레4.47
자료: TasteAtlas, 2026

이탈리아 요리 세 가지가 또 상위에!

이탈리아는 이번에도 세 자리를 가져갔습니다. 피자 나폴레타나(2위), 타야린 알 타르투포 비안코 달바(3위), 파파르델레 알 친기알레(10위)입니다.

피자 나폴레타나(Pizza Napoletana)는 밀가루·효모·소금·물만으로 반죽한 도우를 손으로 펴서, 약 430~485°C 장작 화덕에서 60~90초 안에 구워냅니다. 토마토소스, 모차렐라, 바질, 올리브오일. 그게 전부입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 요리이기도 합니다.

이탈리아 나폴리 피자
이탈리아 나폴리피자

3위 타야린(Tajarin al tartufo bianco d’Alba)은 결이 다릅니다. 피에몬테 알바(Alba) 지역의 얇은 에그 누들에, 같은 지역에서 캐낸 화이트 트러플을 슬라이스해 얹는 요리입니다. 녹인 버터 소스만 가볍게 두르고, 송로버섯 특유의 흙 내음이 면에 스며들도록 둡니다. 한 접시 가격이 상당하지만, 그 자리에서만 맡을 수 있는 향이 점수를 끌어올렸습니다.

10위 파파르델레 알 친기알레(Pappardelle al cinghiale)는 토스카나(Tuscany)의 가을·겨울 요리입니다. 넓고 평평한 리본 면에, 야생 멧돼지 고기를 붉은 와인과 토마토, 허브로 오래 끓인 소스를 곁들입니다. 같은 이탈리아라도 화덕 도우, 달걀 면, 넓은 리본 면이라는 서로 다른 결로 각자 자리에 들어왔습니다. 한 나라가 한 종류 요리로 상위에 몰리는 게 아니라, 면과 소스의 조합이 매번 다른 자리를 만든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직화와 육즙이 끌어올린 중위권

중위권은 결이 비슷합니다. 불과 육즙입니다.

4위 사테 캄빙(Sate Kambing)은 인도네시아의 어린 염소고기를 대나무 꼬치에 꿰어 숯불에 구우면서 달콤한 향신료 간장 케찹 마니스(Kecap Manis)를 계속 덧바르는 꼬치구이입니다. 5위 올투 자 케밥(Oltu cağ kebabı)은 케밥의 본고장 터키 에르주룸 올투 지역에서 나온 음식인데,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회전하는 막대에 양고기를 꽂아 장작불에 굽는다는 점이 다른 케밥과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6위 그리스 콘토수블리(Kontosouvli)도 같은 계열입니다. 큼직하게 썬 돼지고기를 마늘과 오레가노, 레몬즙, 올리브오일로 재워 회전 꼬챙이에 끼우고 숯불에서 오래 굽습니다.

조금 결이 다른 음식은 8위 세르비아 콤플레트 레핀야(Komplet lepinja)입니다. 둥근 플랫브레드(Lepinja) 윗부분을 잘라 그릇처럼 만든 뒤, 안쪽에 발칸식 치즈 스프레드 카이막(Kajmak)과 달걀을 발라 굽고, 고기 육즙(Pretop)을 듬뿍 부어 마무리합니다. 9위 멕시코 비리아 타코(Birria tacos)도 결국 향신료에 끓인 고기 스튜를 토르티야에 얹고, 그 육수 콘소메(Consomé)에 찍어 먹는 음식이고요.

조리법은 다 다른데 핵심은 닮았습니다. 직화, 그리고 흘러내리는 육즙. 향신료와 숯불 향이 입혀진 고기를 좋아하는 입맛은 문화권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 다섯 자리에 걸쳐 그대로 찍혀 있습니다.

컴포트 푸드가 상위권을 가져간 흐름

다시 1위로 돌아가 보면 흐름이 더 또렷합니다. 1위 보리보리, 7위 페루 아로즈 타파도, 9위 멕시코 비리아 타코는 전부 각국의 가정식·서민식 계열입니다. 양념 다진 소고기를 밥 사이에 층층이 끼우고 위에 달걀 프라이를 얹는 아로즈 타파도(Arroz tapado)는, 한국 덮밥 정서와도 닿아 있는 음식입니다.

격식 있는 파인다이닝 메뉴 대신, 지친 하루 끝에 위로처럼 찾는 음식이 상위권을 가져갔습니다. 컴포트 푸드라는 흐름이 평점에 그대로 찍힌 셈입니다.

다음 미식 여행을 계획한다면, 별 세 개 레스토랑보다 동네 식당의 그날 한 그릇이 더 오래 남을지도 모릅니다. 보리보리 같은 한 그릇을 어디서 처음 만나고 싶으신가요? 그 자리부터 정해 보면, 여행 동선이 꽤 달라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