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는 어디일까···호수 수심 순위 TOP 10

호수 바닥이 해수면보다 수백 미터 아래에 놓인 곳이 지구에 여럿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로 꼽히는 곳은 대부분 지각이 갈라진 틈에 물이 고여 만들어졌습니다. 깊이만 보면 바다 못지않은 셈입니다. 그런데 순위를 정리한 자료마다 수심 숫자가 달라서, 1위가 어디인지조차 헷갈릴 때가 적지 않습니다.

바이칼호의 1위는 흔들린 적 없어

바이칼호의 최대 수심은 1,642m입니다. 이 숫자를 1,470m로 줄여 적은 자료가 의외로 많습니다. 그렇게 표기하면 2위 탕가니카호와 깊이가 똑같아져 공동 1위처럼 보이지만, 실제 두 호수의 격차는 170m 가까이 벌어집니다.

시베리아 남동부에 자리한 이 호수는 약 2,000만~2,500만 년 전 두 지각판이 벌어진 골에 물이 차며 생겼습니다.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호수이기도 합니다. 얼지 않은 지표 담수의 약 20%가 이 한 곳에 모여 있어, 북미 5대호를 전부 합친 것보다 물이 많습니다. 오래 고립된 탓에 사는 생물의 80% 이상이 이곳에만 있는 고유종입니다. 민물에 사는 유일한 바다표범인 바이칼바다표범(Nerpa)도 여기서만 삽니다.

순위호수위치최대 수심
1바이칼호러시아1,642m
2탕가니카호탄자니아·콩고민주공화국·부룬디·잠비아1,470m
3카스피해러시아·카자흐스탄 등1,025m
4보스토크호남극약 1,000m
5오이긴스호칠레·아르헨티나836m
6말라위호말라위·모잠비크·탄자니아706m
7이식쿨호키르기스스탄668m
8그레이트슬레이브호캐나다614m
9크레이터호미국594m
10마타노호인도네시아590m
자료: 세계호수데이터베이스(ILEC)·브리태니커 등 실측 최대 수심 기준

깊은 호수는 대부분 지각이 갈라진 자리에 있어

상위권 호수를 지도에 찍어 보면 공통점이 드러납니다. 바이칼호, 탕가니카호, 말라위호는 모두 지각이 벌어지는 단층대, 즉 지구대에 자리합니다. 땅이 갈라지며 생긴 깊고 좁은 골에 물이 채워진 구조입니다. 그래서 면적에 비해 유난히 깊습니다. 탕가니카호는 길이 673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담수호이며, 시클리드 물고기 같은 고유 어종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3위 카스피해는 출신이 다릅니다. 옛 테티스 해의 일부가 지각 변동으로 육지에 갇히며 만들어진 세계 최대의 염호입니다. 물에 염분이 남아 철갑상어처럼 바다와 닮은 생태가 이어집니다. 4위 보스토크호는 남극 빙하 약 4km 아래 숨어, 최소 1,500만 년간 바깥 공기와 끊긴 채로 있었습니다. 빛도 산소도 거의 없는 이 환경이 목성 위성 유로파의 얼음 밑바다와 닮아, 외계 생명 탐사의 모의 연구지로 주목받습니다. 5위 오이긴스호는 안데스 빙하가 깎아 만든 호수로, 빙하 가루가 섞여 유백색 푸른빛을 띱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깊은 호수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는 바이칼호로 수심이 1,642m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는 바이칼호로 수심이 1,642m에 이른다

마타노호는 바닥이 해수면보다 낮아

10위 마타노호는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리적으로 독특합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남부에 있고, 최대 수심은 590m입니다. 대중적인 순위 자료에는 500m로 적힌 경우가 있으나, 실측 최대 수심은 590m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깊고, 섬에 있는 호수 가운데서도 세계에서 가장 깊습니다.

수면 높이는 해발 약 382m입니다. 수심이 590m이니 가장 깊은 바닥은 해수면보다 약 208m 더 내려간 지점에 놓인 셈입니다. 이렇게 바닥이 해수면보다 낮은 지형을 크립토뎁레션이라고 부릅니다. 마타노호 깊은 물은 산소가 거의 없고 철분이 풍부해 지구 초기 바다와 환경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생명의 기원을 좇는 연구자들이 즐겨 찾는 호수입니다.

같은 호수를 두고도 자료마다 수심이 다르게 적히는 일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숫자 하나가 1위와 공동 1위를 가르고, 인도네시아 최고 깊이를 90m나 깎아내리기도 합니다. 그 차이를 거르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출처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일입니다.